[클래식음악]테니스 황제가 클래식 음악회에서 던진 질문(⚈ε⚈)

 

클래식 음반 전문지 그라모폰 2019년 10월호에​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의 인터뷰가 실렸어요..​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협연할 때​'테니스 황제' 로저 페더러가 어머니를 모시고 참석했다고 해요.​공연이 끝난 뒤에 페더러가 테츨라프에게 찾아와 이렇게 물었다고 하지요.​"무척 좋았어요.. 그런데 왜 아무도 첫 노래가 끝난 뒤에 박수를 치지 않나요?"​클래식 노래회의 경우는 교향곡이나 협주곡 전체 악장이 끝난 뒤에​박수를 몰아서 치는 관습을 몰랐던 모양에요..​

​개인적으로는 테츨라프가 이 일화를 소개한 뒤에 덧붙인 말이 더 인상적이었어요..​"수 없이 많은 경우에 맞는 말이에요.​1악장이 끝난 뒤 박수가 없다는 건 뭔가 잘못했다는 뜻일 수도 있거든요.​베토벤이 원했던 건 1악장 이후의 폭발이었는데,​혹시 청중이 너무나 교육을 잘 받은 건 아닐까요."​관습과 열정 사이에도 간극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걸 예리하게 포착한 것 같지요.​

테츨라프가 로빈 티치아티가 지휘하는 독일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한​베토벤과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이 지금 출시됐어요..​테츨라프는 베토벤 협주곡의 경우에는​지휘자 미하엘 길렌(1998년)과 데이비드 진먼(2005년)에 이어 요번이 세번째 녹음이라고 해요.​시벨리우스 협주곡도 2002년에 이어서 두 번째에요...​예전 내한 공연에서 바흐 무반주 독주곡 연주를 무척 인상 깊게 본 기억이 나는데​그 뒤로 노래적으로든, 개인적으로든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지요.​당시엔 '천재 소년 두기' 닮았다면,​지금은 약간 '자유인 히피 느낌'이 난다고 할까요.​​그러나 테츨라프에 대한 지휘자 파보 예르비의 평가가 보여주듯이​노래에 대한 자세만큼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아 반갑기도 하네요.​"협주곡을 연주하고 떠난 뒤 저녁 섭취를 위해 나중에 합류하는 사람과​언제나 후반부 교향악을 들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. 크리스티안은 후자에 해당한다."​​테츨라프의 요번 베토벤 녹음을 두고​그라모폰은 "테츨라프의 달콤하고 우아한 톤이 티치아티의 당당하고 간혹은 희망에 찬 반주와 대비, 또한 보완을 이룬다"고 상찬한 반면,​BBC 뮤직 매거진은 19세기 초엽의 시대 연주에 가까운 악단과 비브라토와 루바토로 다른 접근을 하는 독주자의 언밸런스를 지적한다면서 짠 점수를 주었네요.​간혹은 두 잡지가 정반대의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있는데,​언제나 그렇지만 일치보다는 불일치가 흥미를 자아내는 것도 사실에요.~​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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